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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 후기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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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FSS 작성일15-03-30 17:19 조회5,3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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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05년 10월 30일에 열렸던 "제2회 한국 캐니크로스대회"에 캐니크로스 여자 1.6km  부문에 출전하셨던 백현숙님이 보내주신 참가후기입니다.
첫 대회 이후 10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캐니크로스"가 생소하기만 한 것에 대하여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합니다.
이번 대회 참가자 분들께 참고가 될까하여 10년 전 참가 후기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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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1.6km쯤이야 했다.
트랙을 바라보니 왜 그렇게 넓어보일까? 1.6km가 이렇게 길었나. 출발선에섰다.
주자들을 쳐다보니 또 한번 기가 죽는다.
늘씬하고 날렵한 젊은 사람들만 눈에 들어온다.
이러다 망신당하는건 아닌지...남편도 보고있는데...그래서 골찌만 면해보자는 욕심(?)을 과감하게 버리고
완주만 하자로 목표를 수정했다.
엄청난 후회와 후회를 하면서........
카운트가 시작됐다. 가슴이 마구 뛴다. 내 다리도 이렇게만 뛰어 주면 문제없는데...

출발!! 이게 웬일일까?  숨이 쉬어지지를 않는다. 가슴에 커다란 풍선이 들어 가 있는것같다.
볼키야! 엄마 못해 못뛰어!
그리고 기권을 서너번 생각하고 뛰기를 멈추고 걷다시피 4~500m를 갔나보다. 볼키가 뛰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기권할 핑계를 찾으려고...
그런데 갑자기 가슴이 시원스레 열렸다. 볼키가 나를 당겨준다. 앞 주자와의 거리가 좁혀지면서 기운이 난다.
사십대 아줌마의 오기가 발동했다.
그래서 내 목표는 다시 골찌는 면해보자로 또 바뀌었다.
그렇게 내 자신과 싸우면서 가장 길게 가장 오랜시간 달린것 같았던 1.6km, 남편의 응원을 받으며 들어서는 나는
순위와는 상관없이 내 스스로 대견하고 발마추어 뛰어준 볼키가 고마웠다.
볼키야! 우리도 해냈다!
출발선으로 들어서면서 내가 만난 얼굴들은 1등을 하던지 골찌를 하던지 웃는 얼굴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였다.
행복한 사람들의 미소아닌 웃음, 쉽게 이야기를 나누고 누구든지 얼굴이 마주치면 인사하고 웃어줄 수있는 공감대.

올해는 유난히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죄인이 되어버린 해였다.
집안에 꽁꽁 숨겨 키우다시피 산책도 외출도 어려워졌다.
오픈된 공간에서 마음 껏 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뛰기도 하면서 어울려 볼 기회가 몇 번이나 있었을까?
살아있는 인형이 되어버린 개. 짖지마라! 뛰지마라! 똥싸지마라! 오줌싸지마라! 마라! 마라!
그렇게 사회하고는 격리된 채 살아가는 살아있는 인형들...
이제 캐니크로스를 기점으로 아파트 단지에서 공원 산책길에서 개와 같이 달리기를 해도 어색하지 않은 날이 머지 않았을까?
애완견이 아닌 반려견으로 개와 같이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일이있다는 것이 이번 대회에 참가한 분들을 즐겁게 하는게 아닐까?
아쉬운 것이 있다면 몇 몇 견주분들의 배변문제와 통제력 부재인데 조금만 신경쓰면 해결 될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이번 대회를 개최하신 주최측과 관계자분들께, 개인적으로는 좋은 추억을 만들어 남편과 두고두고 이야기 거리를 주시고, 많은 애견인들에게는 다양한 경험과 성숙한 애견 문화로 자부심을 갖게 해주셔서 애견인의 한사람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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